봉사 이야기

[바비 이야기] #2 과일이 무진장 많은 베트남 전통 시장물가 살펴보기

호피나비 2023. 5. 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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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바비 둘째 날 전통시장에서 필요한 식재료를 구매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이 날 본격적인 봉사도 시작했지만 시장에서 찍은 사진이 너무 많아서 내용을 분리했다.
우리나라 옛 전통시장과 모습이 비슷하면서도 다른 모습을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베트남 시골 전단지1베트남 시골 전단지2
베트남 시골 전단지


아침부터 울어대는 닭소리에 저절로 눈이 떠졌다.
하필 숙소 창문 쪽에 닭장이 있어서 닭들의 아침 꼬끼오가 생중계로 들렸다.
“꼬끼오-- 오-----”
닭들이 어떻게 우나 궁금해서 소리를 들어봤는데
그냥 꼬끼오로 끝나는 게 아니라 ‘오’를 한 번 더 한다.
그게 재밌어서 연습을 했는데 나중에 이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줬을 때 다들 깔깔 웃었다. (개그 본능)


무튼 오늘은 바비에 온 지 이틀째
전날 시장 대부분이 문이 닫혀있어서 시장을 가기로 했다.
아침 아홉 시, 시장은 전날과 달리 북적였다.
한국 시장처럼 과일과 야채를 파는 아주머니들,
타로티를 파는 곳
베트남의 상징, 세모난 모자를 쓴 사람들

여행을 할 때 마트구경을 한두 시간씩 하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그 사람들이 무엇을 먹고 사는지,
한국이랑 어떻게 다른지,
시도해보고 싶은 게 있는지,
탐구하는 시간이 정말 재밌다.
전통시장은 그중에 으뜸이지.

외국에서 Farmer's Market 구경은 꼭 해야 한다.

베트남 시골 전통시장 풍경
베트남 시골 전통시장 풍경

 
어제와는 확연히 다른 시장풍경.
많은 사람들이 신선한 식재료들을 가지고 나와 돗자리를 펴고 팔고 있다.
 

신선한 야채들1신선한 야채들2
신선한 야채들, 베트남 호박

시장에서 가장 신기했던 건 오른쪽 사진의 호박이다.
대부분 과일이나 야채들이 다 우리가 보던 것보다는 작게 생긴 편이었는데
저것만은 어마어마하게 길어서 저게 도대체 뭘까 궁금했다.
근데 꼭 껍질이 애호박 같은 느낌이라 호박의 한 종류라고는 생각했었는데
베트남 친구에게 물어보니
Quả bầu 라고 검색해 보니 뒤웅박이라더라.

찬찬히 구경하면서 저녁에 고기를 굽자하며 상추 한 봉다리를 샀는데 6,000동 (약 300원) 이었다.
역시 시장물가가 저렴하긴 하다.
 

파인애플
파인애플 직접 깎아주신다


파인애플도 우리가 보던 파인애플보다 훨씬 작은 크기다.
개당 10,000동 (약 500원)이다.
깎아달라고 하면 조금 싫어하시기는 하는데 그래도 다 해주신다.
씨앗 있는 부분까지 다 조각하듯이 깎아주셔서 감동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10개 정도 사고 싶었으나 깎는 시간이 오래 걸려서, 아주머니께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서 4개만 샀다. 이미 깎아져 있는 게 있다면 조금 비싸더라도 샀을 텐데.
 

타로티, 그린티, 요깃거리
타로티, 그린티, 요깃거리

 
나는 음료수 파는 게 너무 신기해서 장을 다 보고 타로, 마차 하나씩 사서 마셨었다.
이건 가격을 안 적어놨는데 1000원도 안 했을 거다.
한국에서 버블티 한 잔 마시려면 최소 4000원은 줘야 하니까 먹고 싶었던 것 같다.ㅎ
 
 

Bánh tẻ
Bánh tẻ

 
꼭 연잎밥 같이 생긴 것 발견
Bánh tẻ [바잉떼] 는 돼지고기, 목이버섯을 다져서 쌀가루로 겉을 감싼 후 바나나 잎으로 찐 음식이다.
조금 의심스러운 눈빛을 보내니 그냥 먹는 거라며 입으로 가져다주시는 선생님
 
베트남 북쪽은 [바잉떼]라고 하고 남쪽은 [바잉죠] 라고 부른다고도 한다.
베트남에서는 아침식사용으로 많이 먹는다고.
 

다채로운 과일 야채들
다채로운 과일 야채들


라임, 당근, 호박, 무, 감자, 고구마 등
귀엽게 나열되어 있다.

시장 풍경
시장 풍경

옥수수가 그때로 뽑혀서 왔나 보다 ㅋㅋ
밭에서 그대로 나온 아이들을 볼 때 드는 기분은
마트에 깔끔하게 진열된 채소를 볼 때와 다른 기분이다.

이 세상 에너지를 잔뜩 머금고 갓 나온
생명력 풍기는 것들


오이 양파 토마토
오이 양파 토마토.


여기 오이는 참 작고 퉁퉁한 모양이다.
토마토도 작다 ㅋㅋ

사과, 사보체, 파인애플, 호박
사과, 사보체, 파인애플, 호박


과일이 다 작다. 사과도 우리나라 사과와 달리 연두색이고 크기도 반 주먹도 안된다.
근데 먹기는 편했다. 맛도 아오이 사과에서 조금 덜 단 맛이다.

사과는 보통 1kg에 4만 동 (약 2000원) 정도 한다.
우리는 다른 날도 포함해서 10kg는 산 것 같다.
제일 만만한 사과 ㅎㅎ
 
가운데에 있는 갈색 모양의 과일은 Hồng xiêm (사보체) 라는 과일이다.
우리나라에 없는 것이어서 굉장히 신기했는데
과일 안 쪽은 아래 사진과 같이 생겼다.
(먹어보진 않았음...)
 

출처 베한타임즈
출처 베한타임즈

 
 

양파, 당근, 토마토 그리고 야채들
양파, 당근, 토마토 그리고 야채들

 
여기도 생명력 가득한 양파와 당근ㅋㅋ
바비가 워낙 시골이라서 사람 구경을 못했는데
이 주변 사는 사람들 여기 다 모였나 싶을 만큼
아주머니들이 팔 것을 가지고 앉아 있었다.

토마토, 고수, 양상추
토마토, 고수, 양상추


베트남하면 빠질 수 없는 고수
우리 일행은 고수를 전부 좋아하는 사람들이어서 이 말을 꼭 기억해야 했다.
 
Rau mùi (고수 [자오 므~이]) 
Thêm Rau mùi (고수 더 주세요 [템 자오 므~이])
 
고수, 미나리 모두 한 봉다리에 만 동(500원) 씩 했다.

딱 봐도 매워보이는 고추
딱 봐도 매워보이는 고추
파는 사람들, 사는 사람들
파는 사람들, 사는 사람들

파라솔이 넘어지고 다시 세우는 풍경
아 시골에서 살고 싶다.

다들 모자를 쓰고 있다
다들 모자를 쓰고 있다

여기 농사짓는 사람들의 필수템으로 보이는
베트남 고깔 모자. 야자수 잎으로 만든 이 모자의 이름은 Nón Lá [넝라]
코코넛 나무, 바나나 나무와 같이 삼각 모자도 여기가 베트남인지 알려주는 어떤 토템 같다.

작은 양파와 수박
작은 양파와 수박

수박 모양이 길쭉하니 신기하게 생겼다.
그래도.. 한국 수박이 최고다.
한국 과일이 맛은 좋다. 비싸서 그렇지.

달걀이 잔뜩 있다
달걀이 잔뜩 있다


달걀색이 연하니 예쁘다.
잔뜩 있는 모양이 왜 이렇게 귀엽지.
달걀도 거의 50개 정도 고르고 55000동(2300원) 정도 줬다.

망고, 귤, 딸기
망고, 귤, 딸기

 
과일만 팔고 있는 곳
모든 과일을 한 입씩 먹어보고 싶었다.
망고랑 다른 과일을 담고5만 동(2500원) 계산

딸기 오른쪽에 있는 과일도 처음 보는 것이었는데

이름은 Quả roi [꽈 저이] 

친구가 엄청 맛있는 거라고 했다.

Quả roi
Quả roi 출처 afamily.vn
오토바이는 어딜가나 있다
오토바이는 어딜가나 있다

새로운 게 많아서 너무 즐거운 순간.

꽃을 파는 것도 재밌고
사람들 사이를 오토바이가 슉슉 지나가는 것도 재밌다.
아홉 시에 나왔는데 벌써 정오가 다되어가는 마법 같던 시간

생고기
생고기

고기 파트를 구경하고 생선 파는 곳도 지났다.

물고기
물고기


잔뜩 장도 보고 시장 구경이 끝났다.
우리는 늦은 아침을 먹기 위해 근처 식당에 들어왔다.

베트남 시골에 있는 식당의 음식 가격표
베트남 시골에 있는 식당의 음식 가격표

 
메뉴 이름을 좀 공부해서 갔더라면 좀 쉬웠을 텐데
이게 참 어려웠다. 이름이 아니라 사진을 가리키며 시켜야 했다.
그래도 COM 이 들어간 건 볶음밥 종류고
PHO 는 쌀국수
그 정도만 기억하고 주문을 했던 것 같다.
 
그 외에도
BO : 소고기
GA : 닭고기
CA : 생선
TAM : 새우
 
이 정도만 알고 있어도 음식을 주문할 때 메뉴판 알아보기가 쉽다.
 

아침식사로 먹은 쌀국수와 볶음밥
아침식사로 먹은 쌀국수와 볶음밥

 
볶음밥 두 개에 쌀국수 세 그릇
180,000동 (약 9000원)
한 명당 1800원 주고 먹은 셈이다.
 
나는 소고기 쌀국수를 먹었는데, 지금까지 인생에서 먹은 쌀국수 중 제일 맛있었다.
향신료도 좋아하고 고기육수도 좋아해서. 아주 환상이었다.
하노이에서 볼 수 없는 시골 맛집!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고 싶어서 조금 떨어진 빈마트에 갔다.
빈마트 내부에 카페가 있어서 테이크아웃해서 마시기에 정말 좋다.
(왜냐면 다른 카페에서 테이크아웃이라는 말조차도 몰라서 애먹었기 때문... 시골은 시골인가)
 

커피 메뉴판
커피 메뉴판

 
아메리카노, 라떼 등등 섞어서 주문했는데 5잔에 135,000동 (6200원)이었다.
메뉴판을 보면 약 1500원~2500원 사이로 마실 수 있다.
빈마트 점원들은 주로 젊은 여자들이었는데 한국에서 왔냐면서 굉장히 반가워했다.
드라마도 좋아하고 음악도 좋아한다고.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사람들에게 호의적인 편이어서 여행 다니기 좋았다. (봉사도)
수줍은 점원들의 그 얼굴이 너무 귀엽다 ㅋㅋ
 
이건 다른 날 이야기인데, 빈마트에서 뭘 사려다가 지갑을 놓고 와서 외상을 해줬는데
바로 5분 만에 돈 가져다주고 가지고 있던 한국 팩도 주니까 엄청 좋아했다.
뿌듯..ㅎㅎ
 
 
이렇게 바쁘디 바쁜 시골마을 아침이 지나가고 본격적인 봉사를 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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