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쿵 저렁쿵 생각일기

입추 지나고 말복, 여름의 꼭대기에서 닭죽과 함께

호피나비 2023. 8. 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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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서가 지나면 입추가 오고
입추 다다음날은 말복이다.

 

일년 중 가장 더운 날

 

태풍이 오려고 하는건지

입추가 와서 그런건지

바람이 선선한게 기분이 좋았다.

 

아침에 먹은 냉면
아침에 먹은 냉면

 

전화 한 번으로 택시를 탔다.

김포에서 인천으로 가는 택시는 없다고

자신을 만난 것을 행운이라며

택시는 집 쪽에서 부르지 왜 건너편으로 했냐며

궁시렁 궁시렁

기사님의 잔소리를 들으며

그래도 오늘은 입추라고, 모레면 말복이니 이 더위를 버텨보자는

말만 귀담아 들으며 소연의 집으로 향했다.

 

치킨을 시켜놓겠다 했는데

이상하게 치킨이 잘못 배달이 왔고

잘못 배달온 치킨은 그냥 드셔도 된다고 해서

우리의 치킨은 두배가 됐지.

양념치킨은 먹지 못했지만 징거버거를 먹었다.

 

가방에서 주섬주섬 맥주를 꺼내서

주섬주섬 컵에 따라 마시고

오랜만에 기약없는 밤을 함께 보낸다.

 

그리고 오늘 소연의 친구도 방문했다.

'우리 공부하자'

 

다들 노트북을 앞에두고

거실에 얼기설기 모여서 음악을 듣다가

내일이 말복이라는 말에 닭죽을 해먹기로 했다.

 

 

마트에서 양손 가득 장을 보고

김셰프 요리 시작

 

 

말복 삼계탕 대신 닭죽말복 삼계탕 대신 닭죽
말복 삼계탕 대신 닭죽

 

나는 부엌 구경도 하지 않았는데 뚝딱 음식을 만들었다.

 

비비고 삼계탕 육수로 이렇게 금방 만들 수 있는거였어?

 

 

말복 닭죽
말복 닭죽

 

위통이 작은 나는 한주먹만큼만 먹고

다이어트한다고 저녁을 굶는다던 김셰프는 몇 국자나 더 떠서 먹고 있으니

소연이 한 마디 한다.

"그만 먹어!!!"

 

양념치킨도 먹고 닭도 먹고

복날 답게 맛있는 저녁을 먹은 트리오

참기름 찹찹 뿌려서 먹고

간장에 마늘 탄 소스에 닭 찍어 먹기도 하고

에어컨 바람 앞에 또다시 노트북에 앉는다.

 

2023년 여름의 피크가 이렇게 지나가는구나.

 

 

 

말복엔 체리지
말복엔 체리지
설거지 완료
설거지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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