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서 만드는 술빵 쉽게 만드는 레시피

평일 내내 아파서 집에서 글만 썼더니 주말은 좀 쉬고 싶어졌다.
프랑스 갔다온 뒤로 외출을 거의 안했더니 몸이 근질근질해진 것.
글을 쓰기는 귀찮고, 뭐라도 하고 싶어서 베이킹을 하겠다고 장볼 때 박력분과 계란, 버터를 사다달라고 부모님께 부탁했다.
원래는 프랑스에서 사온 진저맨 케이크틀로 파운드 케이크를 만들고 싶었는데, 엄빠와의 미스커뮤니케이션ㅠㅠ 아빠가 강력분을 사오셨다.
“강력분은 빵 만드는 밀가루잖아! 나는 빵 못만드는데ㅠㅠ”
심지어 큰 거로 사오셨다. 맙소사~😂
그러다가 장바구니에서 목격한 막걸리들.
아 이거다 싶어서 술빵 레시피를 얼른 검색했다.
재료며 만드는 방법이며 모두 간단해서 바로 시작했다.
술빵 만들기 재료
생막걸리 2컵
설탕 반 컵
소금 반 티스푼
달걀 2개
강력분 밀가루 네 컵 반
컵사이즈는 종이컵 사이즈, 밀가루는 다섯컵까진 괜찮다
술빵 만드는 레시피
1. 볼 하나에 생막걸리 2컵, 설탕 반 컵, 소금 반 티스푼을 넣고 알갱이가 잘 녹을 때까지 섞기
(설탕은 취향에 따라 더 달게 먹고 싶으면 한 컵을 넣어도 된다.)

2. 그 볼에다가 밀가루 네컵 반을 넣고 달걀 두개를 풀어서 섞기
(반죽을 너무 치대지 않아야 한다. 밀가루 뭉친거 푼다고 너무 치대면 반죽에 글루텐이 많이 형성돼서 쫀득해질 수 있다. 떡빵같이 먹고 싶다면 뭐, 냅다 쳐도 된다.)

3. 랩이나 뚜껑을 덮어놓고 최소 4시간 따뜻하게 발효시킨다.
(나는 따뜻하게 해준다고 전기장판 위에 놓고 담요도 덮어줬다.
원래 레시피에서는 발효시간 4~5시간이라고 나왔는데 4시간보다 5시간이 텍스쳐가 훨씬 잘 나와서 이왕 발효시키는 거 5시간 하는 걸 추천한다.)


4. 발효된 반죽에 각종 토핑 재료를 넣어준다.
(나는 검은콩, 말린 대추, 건포도를 넣었다. 아빠가 냉동고에 묵혀있던 것들을 꺼내셨다.ㅋㅋ
콩은 아빠가 수확한 건강한 검은콩. 불려서 넣어야 잘 익는다.)

재료를 한 번에 다 넣기보다 반죽 이리저리 흩뿌리듯 넣는게 좋다.
반죽이 발효된 상태라 토핑을 한 번에 넣으면 골고루 섞이지 않고 뭉칠 수가 있다.


5. 찜기에 넣고 세팅을 찜으로 바꿔준 뒤 25분동안 찐다.
우리집은 계란을 자주 구워서 찜기가 따로 있다.
찜기의 경우, 물을 충분히 넣고 찜 틀을 놓고 케이크틀에 반죽을 넣은 뒤 25분 저압으로 찌면 된다.
(케이크틀의 80%까지만 채우기)
너무 늘러붙을까봐 종이호일을 썼는데 면보가 있으면 젖은 면보를 써도 된다.
케이크틀이 없다면 적당히 알맞은 사이즈의 볼을 찾아서 넣어도 된다. 어차피 찌는 거니까.
가스렌지로 할 경우에는, 냄비에 물을 충분히 넣고 끓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찜틀에 젖은 천보나 종이호일을 놓은 뒤 반죽을 넣는다.
냄비 뚜껑을 덮어 20분동안 약중불(물이 끓는 상태 유지)로 찌기.
찌는 동안 물이 증발되지 않게 찜틀 아래에 물을 충분히 채워줘야 한다.

완성된 술빵
이놈의 찜기는 왜 다됐다고 알람이 안뜨는거야. 어제는 알람이 울렸는데.
어제는 25분을 쪘고 오늘은 27분 쪘다.
아부지가 굳이 2분 더 찌라고 하신다. 요리나 베이킹에 굉장히 실험적인 분이라 자꾸 뭘 더 넣는다고 하고, 레시피대로 안하고 직관으로 만드려고 하신다.
나도 직관으로 만드는 편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실험적이진 않은데...

완성된 술빵. 쫀득한 떡같은 부분이 없고 안에 기포가 자잘하게 많을수록 잘 만들어진 술빵이다.
처음 만들어보는거라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맛있었다!
역시 토핑 많이 넣어야 제맛이 난다.


왼쪽이 발효 5시간, 27분 쪘을 때 나온 텍스쳐 (사실 확인한 건 찜기에 넣은 지 40분이 넘었을 때다. 찜기가 보온 상태였음ㅋㅋㅋ)
오른쪽이 발효 4시간, 25분 쪘을 때 나온 텍스쳐
오른쪽 술빵을 보면 아래가 조금 떡같이 나온 부분이 있는데 두번째로 시도한 왼쪽 술빵을 보면 테두리만 그런 텍스쳐가 보인다.
술빵을 아빠가 좋아하셨는데, 오늘 낮에 라따뚜이랑 같이 먹으니 맛있다고 하셨다.
지금 완전 홀릭 상태.
일주일에 한 번씩 만들 기세다.
재료도 많이 안들고 발효 시간을 제외하면 만드는 시간 자체도 얼마 걸리지 않아서, 가끔 술빵이 땡긴다면 이렇게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
아래 이미지 캡처해놓고 생각날 때 만들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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