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서부 일드낭트(Île de Nantes)에서
자이언트 코끼리 구경하기
낭트에 온 이후로 계속 비만 내리다가
금요일 오후 갑작스레 햇님이 찾아왔다.
토요일에 친구 커플과 함께 일드 낭트를 가기로 했지만
토요일이야말로 비가 제일 거세게 내린다는 예보에
센터 카페에서 쉬고 있다가 짐을 챙겨 후다닥 나왔다.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으면 나와서 걸어줘야지.
일드낭트까지 약 15분 정도 걸으면 돼서
우산 없이 푸른 하늘을 만끽하며 걸어갔다.
낭트 센터와는 다르게 일드낭트(Île de Nantes)는
모던한 분위기의 건물이 많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라고 하는데
강을 둘러싸고 있는 섬이기 때문에
(모든 나라가 그렇듯) 집값은 굉장히 비싸다고 한다.
자이언트 코끼리를 보러 왔는데 마침
코끼리 기계가 운행 중이었다.
저 거대한 기계가 바로 그 자이언트 코끼리다.
걸어 다니면서 코로 물을 뿜고 있었다.
호기심에 가까이 갔다가 물세례를 받으면 안 되니
멀찍이 떨어져서 구경했다.
저 큰 기계가 뚱땅뚱땅 움직이는 게 참 신기했다.
자이언트 코끼리는 낭트의 문화적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데
예전 노예를 싣던 보트가 그 역사를 다하자
쓸모없어진 고철 덩어리들로 이렇게 동물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후 낭트의 기계과 학생들이 합작하여
지금의 자이언트 코끼리가 탄생했다.
코끼리 말고도 여러 다른 동물들이 있는데
세계 곳곳으로 투어를 떠난다고 한다.
그 동물들이 10년마다 한 번씩 다시 낭트로 돌아오는데
그 시기가 바로 올해였다.
모든 동물들이 모여 축제를 한다는데
나는 아쉽게도 그 시기에 오지 않아서 보지를 못했다.
40살 돼서 다시 와야 하나…
자이언트 코끼리를 중심으로 왼편과 오른편 건물에서
기계 도안 전시와 낭트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고 한다.
나는 크게 관심이 없어서 패스
코끼리 타는 것 9.5유로
박물관 관람 9.5유로
낭트 역사 관람 9유로 등등
이렇게 각 구역마다 입장권을 판매하는데
성인 41유로, 그 아래 33유로로
코끼리 탑승 1회
그 외 갤러리, 회전목마 무제한 이용 및
기념품 가게 5% 할인 혜택이 있다.
어른은 몰라도 아이들에게는 놀이공원 자유이용권 같겠단 생각을 했다.
Les Machines de l’île
기념품샵이 있어서 아쉬운 대로 상점을 둘러봤다.
기념품샵에서는 코끼리 외에도 다른 동물 기계 포스터를 볼 수 있다.
동물이나 기계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최적의 장소인 것 같다.
포스터는 디테일하고 예쁜 게 좀 보이긴 했지만
내 관심사는 아니어서 구경만 했다.
비도 오는데 고철로 된 회전목마가 움직이니
스산한 느낌이 들었다.
아이들은 좋다고 웃는다.
광장 안쪽으로 가보면 2층 회전목마도 볼 수 있다.
2층도 운행을 한다고 하는데
이날 강풍이 불어서인지 운행을 하고 있지 않았다.
바람이 정말 너무 많이 불긴 했다.
강물도 심하게 불어있어서 넘실 넘실 물이 올라올 것 같았다.
(우산 50번 정도 뒤집어진 듯)
다음날 토요일에 다시 방문했을 때는 운행을 하고 있지 않았다.
비가 많이 오면 운행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무래도 기계여서
전날 와보길 잘했단 생각을 했다.
대신 이렇게 가까이서 기계를 볼 수 있었다.
코 부분에 물 호스가 달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크기는 엄청 크다.
돈을 내고 코끼리 운행할 때 탑승할 수도 있다는데
기회가 되면 다음에는 타보고 싶다.
낭트에서 태어나고 자란 친구 남자친구는
저걸 왜 타냐고 그랬다는데
나랑 친구는 ‘왜왜 재밌겠는데’ 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이런 게 현지인과 관광객의 차이일까나.
주변을 둘러보는데 흥미로운 아트샵 하나를 발견했다.
LE MANA
La maison de l’affiche
일드낭트 포스터 상점
엄청난 양의 일러스트 포스터가 있는 곳
세계 여러 도시에 관한 포스터나
동양화풍 그림, 영화에 영감을 받아 재창작한 포스터 등
다양한 그림이 있었다.
내가 여기 살았으면 벌써 몇 장 샀을 것 같다.
퀄리티가 좋아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낭트 엽서를 찾고 싶었으나 생각보다 낭트 관련된 그림은
많이 보이지 않았다.
멀리 보이는 토토로 그림
귀여워…
조금 탐났던 프랑스 지도
멀리서 봤을 땐 그냥 고래 떼라고 생각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포뇨였다.
귀여운 게 정말 많아서 일드 낭트를 방문한다면 꼭 추천해주고 싶다.
흥미로워 보였던 것 중 하나
여기서는 홍채 사진을 찍어준다고 한다.
사진 사이즈마다 가격이 달라지는 것 같다.
shooting부터 액자, 디지털 원본 파일을 받는 것까지
요금이 다 분리되어 있다.
내 홍채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긴 하지만…
사진 찍고 파일 받는 것만 해도 약 15만 원 내야 된다고 하면 부담이긴 하다.
그래도 혹시 관심 있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으니!
이 주변에는 갤러리나 부티크 카페가 많으니
전시를 보면서 일드 낭트를 구경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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